와인을 마신 뒤 와인 두통을 경험하는 사람은 많다. 특히 “화이트와인을 마시면 머리가 아픈데 레드와인은 괜찮다”, 반대로 “레드와인만 마시면 와인 두통이 온다”는 이야기도 흔하다.
이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단어가 아황산염|Sulfites|이다. 하지만 와인 두통을 아황산염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와인에는 알코올 자체를 비롯해 다양한 페놀성 화합물, 바이오제닉 아민 등이 존재하고, 사람마다 알코올을 대사하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특히 레드와인에서 퀘르세틴|Quercetin|이라는 포도 껍질의 화합물이 알코올 대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01. 화이트와인을 마신 후 와인 두통의 원인은?
화이트와인은 아황산염이 더 많아서?!
일반적으로 화이트와인은 레드와인보다 아황산염, 특히 이산화황|SO₂|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산화에 대한 보호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레드 와인은 발효 과정에서 포도 껍질과 씨에 포함된 페놀성 화합물을 함께 추출한다. 이 성분들이 레드와인의 색과 구조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뿐만 아니라 산화에 대한 일정부분 완충 역할도 한다. 반면 화이트 와인은 일반적으로 포도 압착 후 껍질과 씨를 빠르게 분리하고 과즙만 발효하기 때문에, 레드 와인과 비쇼하면 산화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페놀성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 외에도 화이트 와인은 신선한 과실 향과 밝은 색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산소 노출을 줄이고 산화에 따른 향과 색의 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이산화황이 더 적극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아황산염은 특정 사람에게는 아황산염 민감성의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 화이트와인의 두통의 원읜으로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이산화황의 사용량은 와인읠 pH, 스타일, 잔당, 양조 방식과 생산자의 관리에 따라서도 달라지며, 일반적인 와인에 포함된 섭취량의 아황산염 양으로는 두통의 주요 원인이라는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02. 화이트와인에서 두통이 생기는 다른 이유는?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알코올이다
와인 두통을 이야기할 때 가장 기본적인 변수는 결국 알코올|Ethanol|이다.
알코올은 혈관 확장과 체액 균형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개인에 따라 두통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공복에 마시거나 짧은 시간에 여러 잔을 마시면 이러한 영향이 커질 수 있다.
화이트와인은 차갑고 산도가 높으며 가볍게 느껴지는 스타일이 많다. 그래서 실제 알코올 함량과 별개로 마시는 속도가 빨라지기 쉬운 상화도 만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화이트와인은 도수가 낮으니까 두통도 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반드시 맞지 않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중요한 것은 한 잔의 도수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많이 마셨는가 하는 것이다.
03. 레드와인의 와인두통은?
포도 껍질에서 오는 차이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을 구분하는 중요한 양조상의 차이는 포도 껍질과의 접촉이다.
레드와인은 일반적으로 포도 껍질과 함께 발효하면서 색소와 타닌, 다양한 페놀성 화합물을 추출하는 반면 대부분의 화이트와인은 압착 후 주스를 껍질과 분리해 발효한다. 따라서 레드와인은 화이트와인보다 포도 껍질에서 유래하는 여러 화합물을 훨씬 많이 포함한다.
바로 이 차이 때문에 최근 연구에서는 레드와인의 두통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범인으로 퀘르세틴|Quercetin|이라는 물질에 주목하고 있다.
04. 레드와인 두통의 새로운 용의자, 퀘르세틴
포도 껍질에 존재하는 플라보놀
퀘르세틴은 포도 껍질을 비롯해 여러 과일과 채소에 존재하는 플라보놀 계열의 페놀성 화합믈이다.
UC Davis 연구진은 퀘르세틴이 레드와인에서 화이트와인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레드와인은 포도 껍질을 발효 과정에 오래 노출시키기 때문인데, 연구진은 퀘르세틴 자체보다 체내에서 대사된 퀘르세틴 글루쿠로나이드가 알코올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인 ALDH2|Aldehyde Dehydrogenase 2, 알데히드 탈수소효소 2|의 활성을 억제할 가능성을 실험실 연구에서 확인했다.
알코올 대사의 핵심, 아세트알데히드
알코올은 체내에서 먼저 에탄올에서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로 전환된다. 이후 ALDH2가 아세트알데히드를 아세트산|Acetate|으로 분해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체내에 축적될 경우 얼굴 홍조, 메스꺼움, 두통과 같은 증상과 관련될 수 있다.
따라서 만약 레드와인의 특정 성분이 ALDH2의 작용을 방해한다면 아세트알데히드가 더 오래 남아 두통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UC Davis 연구진의 가설이다.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레드와인의 퀘르세틴이 실제 두통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05. 결국 와인 두통의 원인은 무엇일까?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보면 와인으로 인한 두통은 하나의 물질로 설명하기 어렵다.
화이트와인에서는 알코올, 음주 속도, 개인의 두통 민감도 등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아황산염은 특정 민감성을 가진 사람에게 별도로 고려할 수 있다.
레드와인에서는 여기에 포도 껍질에서 유래하는 다양한 페놀성 화합물이 추가된다. 그중 퀘르세틴과 ALDH2의 관계가 새로운 연구 가설로 제시되고 있다.
즉, 같은 “와인 두통”이라도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에서 작동하는 요인이 반드시 같다고 볼 이유는 없다. 따라서 레드와인을 마신 뒤 반복적으로 두통을 경험한다면 아황산염 하나만을 원인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와인의 종류와 섭취량, 음주 속도, 음식 섭취 여부, 수분 상태와 함께 자신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UC DAVIS · Why Does Red Wine Cause Headaches?
와인 두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3 Tricks
와인을 마시고 머리가 아프면 가장 쉽게 떠올리는 답은 “아황산염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연구는 훨씬 복잡한 그림을 보여준다.
- 탈수 → 와인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요인
- 과음 → 가장 명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요인
- 공복 음주 → 피하는 것이 실용적
- Sulfites → 두통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단정할 근거는 부족
- Histamine → 일부 사람에게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지만, 일반적인 와인 두통의 확정적 원인으로 볼 수 없음
- Red wine의 quercetin → 흥미로운 연구 가설이지만 아직 사람에게서 인과관계가 확정된 것은 아님
특별히 특정 성분에 민감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면, 복잡한 원인을 찾기 전에 다음과 같은 방법부터 실천해 보자.
#1. 와인 한 잔마다 물 한 잔
가장 현실적으로 권할 수 있는 방법은 물이다. 와인 자체가 수분 보충을 대신하지 않으며, 알코올은 소변량을 증가시켜 탈수에 기여할 수 있다. 탈수는 두통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이므로 와인을 마시는 동안 물을 함께 마시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것이 와인의 특정 성분 때문에 발생한 두통을 치료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이미 두통이 시작된 뒤 물을 많이 마신다고 반드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2. 공복을 피하고 천천히 마신다
와인을 마시는 속도와 총 음주량은 두통에 훨씬 현실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빈속에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잔을 마시는 것보다 음식과 함께 천천히 마시는 편이 낫다. 결국 가장 확실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마시는 양과 속도다.
#3. 나에게 반복되는 패턴을 찾는다
모든 와인이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레드와인에서만 두통이 나타나는지, 특정 품종이나 스타일에서 반복되는지, 공복·수면 부족·음주량과 함께 나타나는지를 기록해 보는 것이 오히려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