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Market Note | ‘양조장은 없지만 브랜드는 있다’

처음 보는 브랜드인데 라벨은 세련됐고, 가격도 가볍지 않은데 와이너리 시설이 없는 곳이 있다. 지역명도 또렷하게 적혀 있고 대외수상 점수도 높고.. 검색을 해보면 웹사이트는 잘 만들어져 있으며 테이스팅룸 사진도 있다. 그런데 정작 자체 양조시설은 없는 곳이 있다?!

한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런 구조가 낯설 수 있다. 보통 우리가 아는 ‘와이너리’라고 하면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고, 병입까지 하는 장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브랜드들에 대해 한국에서는 “아, OEM 와인인가요?” 로 뭉뚱그려 질문받기도 한다.|사실 OEM이 유명한 브랜드를 저렴하게 만든다는 이미지가 있어, 이렇게 표현되면 이미지 갭 차이로 우선 부정하게 된다|

‘양조장은 없지만 브랜드는 있는 와인’은 과장된 표현이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의 와인 산업에는 이런 구조를 가능케 하는 커스텀 크러시|Custom Crush| , Alternating Proprietor|AP|, 프라이빗 레이블|Private Label|이라는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존재한다.

프랑스의 네고시엉

프랑스에서도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프랑스에서는 네고시엉|négociant| 이라는 모델이 오래전부터 존재했고, 모두가 알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도 오래전부터 ‘contract winemaking’이 있어는 왔다. 다만 최근의 변화는 지금은 브랜드를 만들수 있다면, 양조는 일종의 외주 구조 형식으로 주류 제조면허를 알맞게 취득하면 충분히 설계된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Négociant|네고시엉| 은 자체 포도밭이나 양조시설을 반드시 소유하지 않고, 여러 생산자로부터 포도나 와인을 구매해 블렌딩·숙성·병입·유통까지 담당하는 ‘상인 겸 생산자’를 뜻한다. 이 모델은 특히 부르고뉴|Bourgogne, Burgundy|, 론|Rhône|에서 오래전부터 자리 잡아 왔다. 네고시엉은 단순한 중간상이 아닌, 전통적인 네고시엉 하우스는 포도 선별, 블렌딩 방향, 숙성 방식, 스타일 결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자신들만의 하우스 스타일과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해 왔다.

Custom Crush |커스텀 크러시|

와인을 만들고 싶은 브랜드 또는 사업자가 bonded winery와 계약하고, 그 winery에 생산을 의뢰하는 구조다. 즉, 내가 winery license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licensed winery에 내 와인을 생산해 달라고 계약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사업자가 특정 vineyard의 포도를 계약하여 제공한다던가, 별도의 컨설팅 와인메이커와의 계약을 추가하거나 하여 품종, 포도밭, 수확 시기, 블렌딩 방향이나 스타일 등에 적극 참여할 수도 있다.

단, 여기서 미국의 주류법 상 생산 주체는 Custom Crush를 수행하는 Bonded Winery다.

  • 브랜드가 포도나 winemaking materials를 확보할 수 있다
  • 원하는 wine style과 production specifications를 제시할 수 있다.
  • 외부 bonded winery가 실제 와인 생산을 수행한다.
  • 생산 winery가 생산 기록과 관련 규제 업무를 담당한다.
  • 병입하는 winery가 COLA(Certificate of Label Approval)를 취득한다.

Alternating Proprietor|AP|

하나의 winery facility를 여러 licensed winery가 사용하는 구조다. Custom Crush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각자 자신의 winery license를 보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AP 계약을 진행하면 “Host = 와인제조 시설 장소|winery facility|“, “Tenant = 주류 제조 라이선스를 취득한 와이너리|licensed winery| 가 된다.

개별 사업자는 정해진 구역에서 와인 생산의 책임을 가진다. 즉, 시설은 소유하지 않지만 Host와 Tenant가 각각 독립적으로 qualification된 bonded winery이며, 각자 자신의 생산, 기록, 보고, labeling, tax에 대한 책임을 진다. 쉽게 말해 시설은 공유하지만 와이너리는 공유하지 않는다.

Private Label |프라이빗 레이블|

Private Label은 브랜드가 와인의 ‘판매 주체’ 가 되는 구조다. 법적으로 와이너리 라이선스의 종류라기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에 가깝다. 와인은 와이너리 면허로 만들고, 와인 라벨과 판매 등 유통만 맡는 구조다. 즉, “와인을 잘 파는 사람”이 시장에 들어오면 성공하는 방식이다.

  • 이미 완성된 와인 또는 와이너리 측에서 주도해 만든 와인에 라벨만 브랜드로 변경하여 판매
  • 와인의 스타일, 블렌딩, 생산 결정은 전적으로 와이너리(제조 면허 보유자)의 책임
  • 브랜드는 가격 설정, 유통 채널, 패키징 컨셉 등에만 관여한다.
  • 생산은 와이너리의 면허 하에서 이루어지므로, 브랜드 자체가 제조 면허를 가질 필요는 없음
  • 주로 리테일·유통 중심 모델에 적합
  • 유통 구조에 따라 도매 또는 유통 면허만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Custom Crush로 어디까지 가능할까?

Custom Crush 구조에서 브랜드는 물리적 설비만 빌릴 뿐, 와인의 성격과 방향성, 제조 책임 등은 모두 브랜드가 담당한다.

  • 포도 소싱
    • 특정 AVA, 특정 빈야드 지정 가능
    • 재배자와 직접 계약하거나, 중개를 통해 소싱
  • 와인 스타일 설계
    • 품종 비율, 블렌딩 방향
    • 오크 사용 여부, 숙성 기간
    • 알코올·산도·구조에 대한 목표 설정
  • 양조 의사결정
    • 발효 방식
    • 숙성 용기 선택
    • 병입 시점 결정
  • 병입·라벨링
    • 브랜드 면허 기준으로 병입
    • 라벨 문구, AVA 표기, 생산자 표기 관리

그래서 이 방식에서는 이른바 ‘100점 와인’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시장에는, 유명 컨설팅 와인메이커와 협업하며 외부 생산 시설을 활용한 브랜드, 최상급 포도를 소량으로 소싱해 프로젝트 형태로 시작한 와인, 그리고 오늘날 컬트 와인으로 분류되는 일부 브랜드의 초창기 단계처럼, 자체 양조장을 갖기 이전에 Custom Crush 구조로 출발한 사례가 반복해서 생겨나고 있다. 당분간 이 트렌드는 유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브랜드

세 가지를 통해 와인을 제작해 본 경험을 간단하게 정리해 본 내용으로 실제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지금은 Constellation 에서 운영하는 Dave PhinneyThe Prisoner 초기 모델도 일종의 성공 사례 브랜드로, 초기에 385 cases에서 시작해 $40million 규모로 exit한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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