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 재료] Sake 101 — 쌀과 물, 그리고 무엇이 필요할까?

독특한 발효주에 속하는 사케. 전 세계 수천 개의 사케 양조장이 각자의 방식으로 술을 만들지만, 그 바탕에는 공통된 사케 재료와 양조 과정이 있다.

독자적인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이유는, 증류하지 않기 때문에 위스키, 보드가, 진, 럼, 데킬라, 브랜디와 같은 증류주|Spirits|카테고리에는 포함되지 않고, 같은 발효이지만 재료가 달라 포도 주스에서 발효가 시작되는 와인과도 다르며, 곡물 매시|grain mash, 곡물을 물에 불리고 으깨거나 잘게 부순 뒤, 물과 섞어 다화가 진행되도록 만든 반죽 같은 곡물 혼합물|를 발효하여 만드는 맥주와도 구분된다.

01. 사케 재료 9가지

사케의 종류를 구분하려면 먼저 재료와 양조과정을 알 필요가 있다. 어떤 사케 재료를 사용하고 얼마나 정미했는지에 따라 사케의 스타일과 법적 분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쌀과 물, 코지와 효모는 모든 사케에서 사용되는 기본적인 사케 재료이고, 양조 방식에 따라 양조 알코올과 유산, 그리고 일반주에만 사용되는 재료들이 더 있다.

일본 주세법에서 일반주|Futsū-shu|와 프리미엄 사케|Premium Sake|를 구분하는 핵심 기준으로 작용한다. 준마이 긴죠, 긴죠, 다이긴죠 등의 기본 명칭도 이 분류 기준을 바탕으로 나누어 진다.

RICE | 쌀

사케 재료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료는 쌀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현미나 일반 쌀과는 조금 다르다. 사케 양조에서는 쌀의 겉부분을 깎아내는 정미 과정을 거친, ‘백미’를 사용한다. 쌀의 바깥쪽에는 단백질과 지방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되어 있어, 이러한 성분들이 과도하면 향과 맛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발효 과정에서 아미노산|amino acids|과 펩타이드|peptides|로 분해되어 사케에 감칠맛|umami|과 복합성을 더하기 때문에 깨끗하고 섬세한 향을 추구하는 긴죠 스타일의 사케를 만들고자 할때는 이 불필요한 성분을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Non-Ginjo 스타일에서는 이러한 성분이 풍부한 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사케 양조자는 찐 백미를 준비하기 전에 만들고자 하는 사케 스타일에는 어느 정도의 정미율이 적합한지를 먼저 결정한다.

그래서 사케 양조장들은 쌀을 어느 정도 깎아낸 후 전분이 풍부한 중심부를 중심으로 활용해 양조한다. 이렇게 정미한 쌀은 씻고, 물에 불린 뒤 증기로 쪄서 증미|Steamed White Rice| 로 만들어 사용한다.

KOJI | 코지

코지는 증미에 누룩균|Aspergillus oryzae, 코지균|을 배양한 것 또는 증미위에 누룩균이 자라도록 만든 것이다. |영어 교재에서 종종 “mould”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한국어로 곰팡이로 잘못 번역하는 경우도 있다. 사케 양조에서는 누룩균 또는 코지균이라고 표현한다.| ‘입국’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코지균은 쌀 속의 전분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효소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 이것이 중요할까? — 효모는 오직 “당”과 결합해 “알코올”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분 자체로는 알코올이 될 수 없기에 먼저 코지균이 전분을 포도당으로 바꿔 주어야 한다. 포도 자체에 당이 있어 효모만 더해지면 발효될 수 있는 와인의 양조와 가장 다른 점이다. 사케 뿐 아니라 미소 된장, 간장 등 일본 발효식품에는 모두 이 ‘코지’가 존재한다.

양조자는 코지균의 성장 정도를 조절하여 발효 과정에서 효소가 전분과 단백질을 분해하는 속도를 조절한다. 이는 발효 속도뿐 아니라 사케의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선택이다.

일반적으로 Non-Ginjo 스타일은 쌀 표면을 넓는 소-하제 코지|So-haze Koji|를 사용해 효소의 활성을 높이고, 극도로 섬세한 긴죠 스타일은 코지균이 쌀 내부로 천천히 침투하는 츠키-하제 코지|Tsuki-haze Koji|를 사용한다.

WATER | 물

사케의 약 80% 이상은 물이다. 쌀로 만드는 술이지만, 실제 완성된 사케의 대부분은 물로 이루어져 있기에 사케 재료 중 가장 많은 포션이라고 볼 수 있다. 쌀의 세척에서부터 침지, 증자, 발효, 희석 등 양조에 사용되는 물은 거의 모든 과정에 사용되기 때문에, 양조장의 수질은 사케 스타일의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쌀, 코지|koji|, 효모가 서로 섞여 알코올 발효를 진행하기 위해서도 충분한 물이 필요하다.

물의 가장 기본적인 첫번째 역할은 원료가 함께 작용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중요한 역할은, 물 속에 녹아 있는 미네랄이다. 효모가 건강하게 증식하고 발효를 이어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영양소이다. 효모는 포도당|Glucose|, 아미노산|Amino Acids|, 펩타이드|Peptides|를 주 영양원으로 사용하지만, 칼륨, 마그네슘, 인산염과 같은 미네랄도 소량 필요하다. 필요한 양은 많지 않지만 이러한 미네랄이 부족하면 발효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양조용 물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성분은 철|Iron|이다. 철은 사람에게 필요한 미네랄이지만, 사케 양조에서는 불필요한 성분이다. 사케 양조에서는 아주 적은 양만으로도 사케의 색을 탁하거나 누렇게 변하게 만들고, 섬세한 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양조장은 철 함량이 매우 낮은 물을 사용하며, 양조용수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항목이 철의 함유량이다.

일본은 전반적으로 연수|Soft Water|가 많은 나라다. 연수는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 함량이 낮은 물을 의미한다. 그래서 과거에는 이러한 연수만으로는 효모가 충분한 영양을 얻기 어려웠기 때문에, 비교적 미네랄이 풍부한 지하수나 샘물을 가진 지역을 중심으로 유명한 사케 산지가 발전했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양조장은 지하수나 계곡물, 필요에 따라 정수한 수돗물을 활용한다. 현대 양조 기술을 이용해 미네랄의 양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지역적인 한계는 과거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YEAST | 효모

사케 재료 중 효모는 코지가 만들어낸 당을 알코올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알코올뿐 아니라 다양한 향과 관련된 성분도 함께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사과, 배, 바나나, 멜론 과 같은 향은 대부분 효모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효모는 공기 중에는 물론, 과일과 곡물, 나무와 건물 표면 등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렇게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효모를 자연 효모|Natural Yeast| 또는 환경 효모|Ambient Yeast|라고 한다.

어떤 효모는 기분 좋은 향과 풍미를 만들어내지만, 어떤 효모는 불쾌한 냄새나 거친 맛을 남길 수 있다. 같은 쌀과 물을 사용하더라도 어떤 효모가 발효를 주도하느냐에 따라 사케의 향과 맛이 크게 달라진다. 즉, 모든 효모가 좋은 술을 만드는 것은 아니며 어떤 효모를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과거의 양조에서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효모에 의존해 발효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대 양조에서는 원하는 발효 특성을 가진 효모를 분리하고 선별해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효모 하나하나의 유전적, 생물학적 특성을 가진 효모를 분리해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을 효모 균주|Yeast Strain|라고 한다.

물론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효모가 그 양조장만의 독특한 환경과 만나 특별한 개성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매번 안정적으로 재현하기는 쉽지 않은 바, 현대의 양조에서 사케 양조장들은 원하는 스타일에 따라 적합한 효모 균주를 선택해 더욱 안정적으로 가진 개성을 선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한 기술이 되었다.

Jōzō Alcohol | 양조 알코올

사케 재료 중 양조 알코올은 모든 사케에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양조자가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사케 재료다. 양조 알코올이란, 약 95% 정도까지 증류한 무향의 고도수 알코올로, 향이나 풍미의 변화를 주지 않는다. 적정한 양의 양조 알코올은 다음 세 가지 기능을 하여 Ginjo나 Daiginjo 스타일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 향을 더 선명하게 표현한다
  • 맛을 정리한다
  • 보다 깔끔한 피니시를 만든다

일반주와 프리미엄 사케 모두에서 사용될 수 있다.

LACTIC ACID | 유산

사케 재료 중 유산은 사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으로, 양조 방식에 따라 직접 첨가하거나 유산균의 작용을 통해 만들어낸다. 양조자가 필요에 따라 직접 첨가하여 사용할 수 있는 재료 중 하나이다. 유산은 와인에서는 와인의 타르타르산|Tartaric acid|처럼 맛의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사케에서 유산은 미생물관리의 역할, 즉 발효 환경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 효모가 건강하게 발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 원치 않는 세균,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한다
  • 사케의 산도|acidity|에 영향을 준다.

사케 양조에서 알코올 발효는 한 번에 시작되지 않는다. 모든 양조장은 먼저 효모를 충분히 증식시키는 단계|Fermentation Starter, 약 14~28일 소요|를 거친 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발효를 시작하는 2단계 방식이 진행된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주모|Shubo 또는 Moto|를 만드는 것으로 소량의 쌀, 코지, 물, 효모를 혼합하여 건강한 효모 집단을 먼저 만든다. 발효 초기에 효모가 다른 미생물보다 우위를 차지하도록 만들어, 이후의 본 발효를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준비에 해당한다.

이 때, 효모를 보호하기 위한 유산|Lactic Acid|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양조용 유산을 직접 첨가하는 속양모토|Sokujo|와 자연적으로 생성되도록 유도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기모토|Kimoto|와 야마하이|Yamahai| 방식이 있다.

일반주와 프리미엄 사케 재모두에서 추가하여 사용될 수 있다.

THE ADDITIONS | 일반주에만 사용할 수 있는 사케 재료 3가지

  • 포도당|Glucose|: 사케의 단맛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 산|Acids|: 맛의 균형을 맞추고 구조감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 아미노산|Amino Acids|: 사케의 감칠맛|Umami|과 깊이를 만드는 중요한 성분. 원래 코지균이 쌀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자연적으로 생성되지만, 일부 일반주에서는 추가하여 사용될 수 있다.

이 세가지는 특정명칭주에는 사용할 수 없고, 일반주에서만 혀용되는 추가 재료다.

02. THE CLASSIFICATION | 같은 쌀로 빚어도 사케는 달라진다

Premium Sake (Tokutei Meishō-shu, 特定名称酒) | 프리미엄 사케

프리미엄 사케. 일본 주세법에서 정한 원료, 정미율 및 제조 기준을 충족하는 사케로 Ginjo style과 Non-ginjo styles 로 구분된다.

Ginjo styles of premium sake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발효하여 과일 향을 강조한 프리미엄 사케. 대표적인 향은 사과, 배, 멜론, 바나나 처럼 효모가 만들어내는 긴조 아로마다. Junmai, Honjozo, Ginjo, Daiginjo 등 8가지 특정명칭주가 이에 해당하며, 사용 가능한 원료와 제조 방식이 엄격하게 규정된다.

Non Ginjo styles of premium sake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긴조향 스타일이 아닌 것을 목표로 한 프리미엄 사케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스타일은 과일 향보다 곡물향, 유제품향, 버섯, 감칠맛 같은 풍미가 더 중심이다. 종종 따뜻하게도 잘 어울리는 스타일로 설명된다.

Basic Sake (Futsū-shu, 普通酒) | 일반주

곡물향|Cereal|, 유제품향|Lactic|, 과실향|Fruity aromas|이 나며, 중간 정도의 단맛, 산도, 반면 감칠맛은 낮은 편다.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는 듯한 질감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사케와 공통적으로 추가 가능한 양조 알코올과 유산 외 일반주에만 사용 가능한 그 외 부재료인 포도당, 산, 아미노산 옵션을 가지고 만들어지는 사케다. 외관상 맑고 무색에 가깝지만 일부는 연한 연두빛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