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리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약간 높고 독특한 향, 풍미를 가진 스페인 산 와인이다. 위스키 애호가라면 ‘셰리 캐스크|Sherry Cask| ‘ 라는 말도 자주 봤을 것이다. 위스키 숙성에 사용된 바로 그 캐스크에 먼저 담겨 있어 위스키에 좋은 영향을 실어 준 그 통의 원래 주인이 바로 셰리 와인이다.
Sherry 와인이란?
셰리는 포도에 주정을 더해 알코올 도수를 높이는 주정강화 와인|Fortified Wine| 의 대표적인 스타일이다. 포르투갈에는 포트가 있다면 스페인에는 셰리가 있다.
셰리 와인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카디스|Cádiz| 주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헤레스 데 라 프론테라|Jerez de la Frontera| , 산루카르데 바라메다|Sanlúcar de Barrameda| , 엘 푸에르토 산타 마리아|El Puerto de Santa María| 의 세 도시가 셰리의 역사적 중심지인데, 이 세 도시를 이으면 삼각형 모양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셰리 트라이앵글’이라고 부른다. 현재 셰리의 포도 재배지는 이 세 도시보다 훨씬 넓지만, 이곳이 바로 셰리 산업이 발달하게 된 핵심 지역이다.

Sherry 와인의 토양
이 지역의 대표적인 토양은 알바리사|Albariza| 는 백색의 석회질 토양이다. 해양 기원의 탄산칼슘이 풍부한 토양은 배수가 좋고, 물을 저장하는 능력도 뛰어나 건조한 안달루시아 기후에서 포도나무가 자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SHEERY.WINE · What is Albariza? The Soil that Defines Sherry
Sherry 와인의 지리적 표시제 명칭
셰리의 라벨에는 지리적 표시제인 스페인어 헤레스|Jerez| , 프랑스어 세레스|Xeres| , 영어 쉐리|Sherry| 의 세가지 표현이 모두 표시되어 있다. 셰리의 산지, 헤레스가 프랑스어로 세레스로 쓰여지고, 영어식으로 변해 셰리가 되었다고 한다.
SHERRY ACADEMY · Norms and Regulations
Sherry 의 시작, 3천년의 역사
셰리 와인의 역사는 약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1100년경, 페니키아|Phoenicia|인들이 이베리아반도 남부에 정착하면서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즉, 현재의 이스라엘 쪽에 살다가 지중해쪽으로 퍼지면서 정착했고, 이후 로마 제국의 지배가 시작되면서 로마인들이 본토에 수출하려고 헤레스에서 와인산업을 키웠다. 로마 제국 전역으로 수출되며 이 지역의 와인이 이미 상업적인 명성을 얻었다.
서기 711년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하면서 상황은 다시 달라졌다. 이슬람교에서는 음주가 기원전 200년 정 로마 제국이 여길 점령하면서 무슬림인 이슬람은 음주가 금지되는 문화이나 다행히 포도 재배는 그대로 유지되었고 대신 포도는 건포도, 식초, 의약 및 기타 용도로 계속 활용되오다, 1264년 카스티야의 알폰소 10세|Alfonso X| 가 헤레스를 다시 되찾으며, 기독교 왕국의 지배 아래 다시 와인 생산이 활발해졌다.
셰익스피어의 ‘sack’ = Sherry
셰리가 영국에서 유명해진 이유는 셰리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인 ‘카디스 습격’이다. 영국의 사략 해적인 프란시스 드레이크|Francis Drake| 가 스페인 남부 카디스를 습격하면서 셰리를 포함한 와인과 물자를 약탈한다. 이 때 약 약 2,900여개 오크통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전리품 덕분에 영국에서 셰리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이후 셰리 와인은 영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와인이 되었다. 엘리자베스 1세는 신사들의 음료라고 불렀고,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쉐리 와인이 ‘sack’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차례 등장한다. 영국 상류층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알려지면서 정식으로 수입을 하게 됐고, 셰리를 담았던 오크통들이 빈채로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훗날 위스키 숙성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여기에 영국 위스키 산업의 3년 숙성 증류주 금지 법안까지 겹쳐, 셰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가 나오게 된다| 이후 대항해시대가 열리면서 선원들은 장거리 해상 운송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와인을 찾고 있었고, 주정강화 와인은 국제 무역을 통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다. 스페인 헤레스에서 만드는 셰리가 이 때 영국을 비롯한 유럽 시장에 자리 잡게 되었다.
Consejo Regulador · Histoy of Sherry
Sherry 대표 품종 3가지
셰리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알아야 할 대표 포도 품종은 팔로미노 피노|Palomino|, 페드로 히메네스|Pedro Ximénez|, 모스카텔|MOSCATEL| 세 가지다. |최근 D.O. 규정에는 이 세 가지 외 다른 허용 품종도 있다| 세 품종의 재배 방식이나 수확 후 처리와 양조 방식은 모두 다르며, 그 결과 서로 다른 스타일의 셰리로 만들어진다.
➊ 팔로미노|Palomino|
팔로미노는 셰리 생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품종으로, 이후 만들어진 베이스 와인의 알코올 도수와 상태에 따라 피노|Fino|, 만사니야|Manzanilla|, 아몬티야도|Amontillado|, 팔로 코르타도|Palo Cortado|, 올로로소|Oloroso|라는 총 5가지 스타일의 서로 다른 셰리가 만들어진다. 과실 자체의 향이 강하기보다는 비교적 중립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향의 풍미를 받아들이는 캔버스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피노 FINO | 플로르 향이 확실한 가장 드라이한 셰리
팔로미노를 수확해서 첫 착즙한 베이스 와인을 알코올 도수 약 15% 전후로 강화하면, 플로르|Flor| 라는 효모 곰팡이 층이 형성될 수 있다. 플로르는 와인의 표면을 덮어 산소와 와인의 접촉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동시에 와인과 상호작용하면서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플로르 아래에서 탄생하는 팔로미노의 드라이한 와인이 피노|Fino| 셰리 와인이다. 일반적으로 매우 드라이하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며, 아몬드같은 견과류나 고소한 갓 구운 빵과 같은 향을 보인다.
만사니야 MANZANILLA | Sanlúcar의 바다를 담은 드라이한 피노
팔로미노로 만들지만 산루카르 데 바라메다|Sanlúcar de Barrameda|에서 숙성되는 Fino 스타일의 셰리를 만사니아|Manzanilla| 라고 부른다. 이 지역은 대서양과 가까운 독특한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만사니아의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살짝 짭쪼름하다?!| 드라이하고 섬세하지만, 특유의 짭짤하고 해양적인 인상을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아몬티야도 AMONTILLADO | 플로르에 산화 숙성이 더해진 드라이한 셰리
팔로미노 베이스 와인을 플로르 아래에서 숙성한 피노 쉐리를, 16도 이상으로 주정강화 하면 플로르가 사라지면서 산화 숙성|Oxidative Ageing|을 시작한다. 즉, 플로르 숙성과 산화 숙성을 모두 경험하는 셰리가 아몬티야도다. 아몬드와 효모의 섬세한 향에 산화 숙성에서 오는 견과류, 말린 과일, 캐러멜과 같은 풍미가 더해진다. Fino 보다 깊고 복합적이지만 여전히 드라이한 스타일이다.
팔로 코르타도 PALO CORTADO | 두 세계의 특징을 가진 드라이한 셰리
피노나 아몬티야도로 발전할 수 있는 섬세한 팔로미노 베이스 와인에서, 아몬티야도 처럼 의도적으로 플로르를 없애는게 아닌 의도치않게 없어지는 경우, 즉 와인의 향과 구조가 특정한 특징을 보이면 숙성 방향을 바로 바꾸어 산화 숙성을 진행하고 이렇게 만들어지는 셰리를 팔로 코르타도|Palo Cortato| 라고 한다. 향에서는 말린 과일, 오렌지 껍질, 견과류, 향신료 등의 복합적인 뉘앙스가 나타날 수 있으며, 입 안에서는 드라이하면서도 깊고 긴 여운을 보여준다.
올로로소 OLOROSO | 처음부터 산화 숙성의 길을 간 셰리
올로로소는 피노와 출발점부터 다르다. 팔로미노 품종으로 만든 베이스 와인을 더 높은 알코올 도수로 주정강화하면, 플로르가 형성되기 어려워지고 그 결과, 와인은 산소와 직접 접촉한다. 올로로소는 처음부터 산화 환경에서 숙성되기 때문에 색도 점차 짙어지고 풍미도 훨씬 풍부해진다. 드라이한 올로로소에서는 호두와 같은 견과류, 말린 과일, 가죽, 담배, 향신료 등의 복합적인 향과 풍성한 바디와 구조를 느낄 수 있다.
➋ 페드로 히메네스|Pedro Ximénez|
페드로 히메네즈|PX|는 팔로미노와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수확한 포도를 햇볓에 말리는 아솔레오|Asoleo|과정을 거쳐 포도 안의 수분이 빠지고 당도가 높아진 농축된 일종의 건포도로 와인을 만든다. 따라서 PX셰리는 Naturally Sweet Sherry로 처음부터 당도도 높고 농축감도 짙은 매력을 갖는다. 발효가 진행 된 후, 높은 당도와 알코올을 가진 와인으로 주정강화 하고, 이후 산화 숙성을 거쳐 완성된다. 대표적인 향이 대추, 무화과, 건포도, 캐러멜, 초콜릿, 커피 등으로 농축된 풍미가 매력적인 셰리다.
➌ 모스카텔|Moscatel|
페드로 히메네즈와 마찬가지로 포도로 포도를 건조해 농축한 뒤 만드는 Naturally Sweet Sherry의 품종이다. 이 둘의 다른점은 PX가 더 깊고 농축된 풍미를 중심으로 한다면 모스카텔은 품종 특유의 화려한 꽃 향과 포도, 오렌지 껍질, 말린 과일 등의 향기로운 특징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같은 스위트 셰리라도 모스카텔이 살짝 덜 달다|
블렌딩 스타일로 탄생하는 Sweet Sherry
- 크림 셰리|Cream Sherry| = 올로로소 x 페드로 히메네스
- 미디엄 셰리|Medium Sherry| = 아몬티야도 x 페드로 히메네스 or 모스카텔|MOSCATEL| = .
Sherry 와인의 독특한 숙성 방식, 솔레라 시스템

셰리 와인의 독특한 숙성 방식이기에 이것까지는 알아두자. 솔레라 시스템은 와인을 채운 통을 여러 층으로 쌓아 보관하며 가장 아래층을 솔레라|Solera|, 그 위의 층들을 순서대로 1st – 2nd – 3rd 크리아데라|Criadera| 라고 부른다. 상단은 새로운 와인이 들어 있는 통이고 하단은 오래된 와인을 넣은 통이다.
병입할 때, 하단에서부터 와인을 약 25% 정도 빼내고 그 뺀 만큼의 와인을 바로 위의 통에서 보충시켜 준다. 그러면 맨 위 마지막이 비고, 이 때 아래 솔레라 시스템과는 다른 시기에 수확해서 만든 셰리 와인을 채워 넣는다. 이렇게 해서 와인은 위에서부터 순차적으로 밑의 통으로 옮겨지게 되어 항상 같은 품질의 와인이 병입 될 수 있다. 다만, 특별히 제작한 경우를 제외하면 빈티지는 섞이는 시스템이다.
Sherry 와인 x 음식 페어링
셰리의 매력은 숙성 방식의 다양성에서 시작된다. 셰리는 스타일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숙성되며, 이 과정에서 각각 전혀 다른 향과 풍미의 층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셰리는 한 병으로 끝나는 와인이 아니라, 놀랍게도 이러한 다양한 숙성 과정은 300종이 넘는 휘발성 향기 화합물을 만들어내며, 이 풍부한 향의 스펙트럼 덕분에 셰리는 매우 다양한 음식과 훌륭하게 어울린다.
WSET GLOBAL · Sherry and food – the perfect match
Sherry, 어떤 잔에 마실가?
작은 튤립형 잔인 코피타|Copita| 를 사용한다. 잔의 좁아지는 형태가 셰리의 향을 모아주면서 작은 용량이라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쉽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스타일을 고려한다면 일반적으로는 화이트와인 글라스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PX는 디저트 와인 글라스를 쓰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