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테이스팅 노트란? Tasting Note & Tasting Sheet 작성법

정답은 업계의 공통된 용어와 일정한 순서, 평가 기준을 사용하는 것.

와인의 테이스팅 노트|tasting note| 란 말그대로 와인을 마시면서 실제로 느낀 향과 맛, 질감과 그 와인이 주는 전체적인 인상 등 와인의 특징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록을 말한다. 테이스팅 노트에는 와인의 외관|Apperance|, 향|Aroma, Nose|, 맛|Palate|, 구조|Structure|, 피니시|Finish| 에 대한 공통된 용어와 일정한 순서, 평가 기준을 사용한다.

목적에 따라 같은 와인을 두고도 집중하는 포인트가 달라지기도 한다.

➊ Sommelier・Wine Professional — Tasting Note|TN|

소믈리에나 와인 전문가의 테이스팅 노트는 와인이 실제로 보여주는 감각적 특징과 구조를 기록하고 나아가 와인의 구조와 각 요소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에 집중한다. 색과 향, 풍미를 비롯해 산도, 탄닌, 알코올, 바디, 질감, 피니시 등을 관찰하고, 이를 종합해 와인의 스타일이나 숙성 상태 등을 판단한다.

➋ Wine Critic — Wine Review

와인 평론가은 와인을 설명하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그 와인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대한 내용이 주로 포함된다. 와인의 향과 맛, 구조를 설명하면서 동시에 balance, complexity, concentration, length, typicity, quality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경우에 따라 점수나 가격 대비 가치, 마실 시기|drinking window|, 숙성 가능성|cellaring potential|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는 점수를 제시하기도 한다.

‘점수(Score)’ 역시 이 구조를 기반으로 도출되며, 집계 방식만 다를 뿐 모든 전문 시음의 기본이 되는 것이 tasting sheet라고 할 수 있다.

➌ Winery —Tech. Sheet

와이너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거나 수입업체를 통해 전달되는 Technical Sheet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와인의 생산과 제품 특성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기술 자료로 여기에는 와인 생산자의 테이스팅 description뿐 아니라품종, 포도밭, 수확 시기, 양조 방법, 숙성 방식, 알코올, pH, 산도, 잔당 등의 데이터와 한 해의 날씨, 포도상태, 양조 과정의 변수 등의 생산자가 제공하는 기술적 정보가 함께 포함된다.

그렇다고 해서 각자가 완전히 다른 언어로 와인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적인 와인 테이스팅에는 서로 공유하는 기본적인 vocabulary와 framework가 있다.

테이스팅 노트 1단계 | Appearance

전문가들이 잔을 기울여 흰 종이에 비춰 보는 바로 그 과정이다. 색을 정확히 확인하여 포도 품종의 특성, 산지의 기후가 만든 농도, 숙성 단계, 잠재적 산화 여부까지 정확하게 읽기 위한 기본 절차다. 익숙해지면, Appearance는 가장 빠르고 직관적으로 와인의 히스토리를 알아볼 수 있다.

그럼 이런 테이스팅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의외로 처음부터 어렵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 잘 정리된 와인 컬러 차트|Wine Color Chart|를 한 번만 제대로 보고 포도 품종과 숙성에 따라 와인의 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면 대략적인 감이 잡힌다.

Hue|색조|

잔을 45도로 기울여 가장자리|rim| 를 본다. 가운데의 색보다 가장자리에서 와인의 색조가 어떻게 변하는지가 더 잘 보이기 때문이다. 레드 와인이라면 보라색(Purple) → 루비(Ruby) → 가넷(Garnet) → 갈색(Brown)으로 이어지는 색의 변화가 숙성에 대한 단서를 준다. 다만 색만으로 품종이나 숙성 연도를 단정할 수는 없다.품종, 숙성, 양조 방식, 산화 정도 등이 함께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젊은 Pinot Noir에서 선명한 Ruby 색조를 볼 수 있고, 숙성된 Nebbiolo에서는 Garnet에서 벽돌색으로 넘어가는 색조가 나타날 수 있다.

Depth|색의 농도|

잔을 세워 흰색 배경 위에서 와인의 중심부가 농도를 살펴본다. |와인 전문가들이 시음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잔을 기울였다 들었다 하는 모습?!| 흔히 말하는 colour intensity 또는 depth다. 색이 얼마나 진하고 불투명한지를 보는 것으로, 포도 품종의 특성, 포도 껍질의 색소와 추출 정도, 양조 방식 등에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Pinot Noir는 비교적 Pale한 색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Syrah는 훨씬 Deep하고 짙은 색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다만 여기서도 “Pale = 얇은 껍질, Deep = 두꺼운 껍질”이라고 1:1로 외우면 안 된다. 품종 자체의 색소 함량뿐 아니라 수확 시기, 추출, 생산 방식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Clarity|투명도|

이번에는 와인이 얼마나 맑고 깨끗하게 보이는지를 본다. 잔을 조명 아래에서 살짝 기울여 보면 와인 속에 부유물이 있는지, 탁하게 흐려져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왜 탁한가를 보는 것이다. 침전물이 생긴 오래된 와인일 수도 있고, 생산 과정에서 강한 필터링을 하지 않은 unfiltered wine일 수도 있다. 반대로 예상하지 못한 탁도가 보인다면 미생물학적 문제나 와인의 상태를 의심하여 테이스팅을 거부할 수도 있다.

테이스팅 노트 2단계 | Nose

향은 와인의 성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영역이다. 한 번의 스월링 만으로도 중요한 정보가 빠르게 열리기 때문에,가장 비중이 높은 단계다.

와인의 아로마는 Primary|포도의 DNA|, Secondary|양조의 언어|, Tertiary|시간이 만든 향| 의 세 가지로 나누어 기억할 수 있어야한다. 와인 향의 3가지 층위에 대한 내용은 이전 글에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➊ 스월링 전 ‘첫 향|first nose|

잔을 돌리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코를 가까이 가져가서 맡는다. 이 단계에서 기록하는 것은 첫 느낌의 방향성이다. 첫 향이 닫혀 있는 경우도 많다.

➋ 스월링 후 ‘두 번째 향|second nose|

잔을 가볍게 돌린 뒤, 짧고 반복적인 호흡으로 향의 성격을 알아본다. 이때 향을 잘 맞히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영역별로 나누어 정리하는 것인데 쉽고 분명하게 다가오는 향이나 계통으로 접근한다.

➌ 향의 강도|Intensity|

강도는 품종·지역·와인 스타일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➍ 향의 ‘선명도|clarity|’와 ‘복합도|complexity|

향이 깨끗하게 드러나는가? 흐릿한지와 이 향들이 두세 가지가 아니라, 여러 향이 층위별로 분리되는지를 확인한다. 복합도가 높다는 말은 단순히 향이 많은 것이 아닌, 여러 향이 서로 겹치지 않고 단계적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➎ ‘향의 방향성|Style?!|’

Nose 단계에서는 향을 하나하나 찾아서 목록처럼 적는 것보다, 지금 이 와인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한 줄로 잡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 한 줄이 나중에 Palate와 Finish기준점이 된다. 코에서는 과실 중심이었는데 입에서는 전혀 다른 구조가 나타나는지, 오크의 영향이 향뿐 아니라 맛과 질감에서도 이어지는지, 숙성에서 온 향이 실제로 와인의 전체적인 발전과 연결되는지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 Red fruit 중심, herb nuance, light floral
    → 붉은 과실을 중심으로 허브와 가벼운 꽃 향이 따라오는 스타일
  • Citrus + white flower, clean, linear
    → 시트러스와 흰 꽃이 중심이고, 깨끗하고 직선적인 인상
  • Brioche + stone fruit, oak influence clear
    → 핵과류와 브리오슈 향이 함께 나타나며 오크의 영향도 분명한 스타일
  • Dried fig, leather, spice — fully evolved
    → 말린 무화과, 가죽, 향신료와 함께 숙성이 충분히 진행된 모습을 보여주는 스타일

테이스팅 노트 3단계 | Palate

Palate는 와인의 구조가 실제로 입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판단하는 단계다. 산도|Acidity|·바디|Body|·탄닌|Tannin|·알코올|Alcohol|의 균형이 핵심이다. 와인 맛의 구조에 대한 내용은 이전 글에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➊ 산도 → Low / Medium / High

첫 모금에서 바로 체크한다. 입안이 얼마나 빠르게 당겨지는지, 침이 얼마나 많이 고이는지를 본다.

바디 → Light / Medium / Full

무게가 아니라 질감으로 느낀다. Light|물?!| – Medium|우유?!| – Full|크림?!| 사이 어디쯤인지 생각해본다.

탄닌 → Fine / Medium / Firm / Grippy

잇몸의 건조감과 입자감을 본다. 거친지, 부드러운지, 입자가 얼마나 촘촘한지를 기록한다.

알코올 → Low / Medium / High

목 뒤에서 느껴지는 온기로 확인한다. 따뜻함이 은근한지 아니면 즉각적이고 강하게 느껴지는지를 본다.

테이스팅 노트 4 단계 | Finish

Finish는 삼킨 뒤 남는 향과 구조의 지속감이다. 단순한 길이가 아니라, 여운에서 어떤 향이 다시 느껴지는지까지가 품질 판단의 기준이 된다. 여운에서 스파이스·미네랄·견과류가 피어나면 숙성 잠재력을 기대할 수 있다.

  • Short: 1–3초
  • Medium: 4–7초
  • Medium+: 8–12초
  • Long: 13초 이상

테이스팅 노트 활용법

목적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기록하고, 나만의 양식으로 같은 기준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록이 쌓이면 내가 어떤 향과 구조에 민감한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지가 자연스럽게 보인다.

전문적으로 공부한다면 소믈리에의 테이스팅 노트와 와인 평론가의 리뷰를 많이 읽어보는 것도 좋은 훈련이다. 같은 와인을 어떻게 관찰하고 표현하는지 비교해보면 자신만의 언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개인적인 기록은 더 단순해도 된다. 기억에 남는 방식은 함께 와인을 마시는 한 부부가 각자의 색으로 와인 라벨에 점수와 이니셜을 표시하고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었다.

결국 좋은 테이스팅 노트는 잘 쓰는 기록보다 다시 꺼내봤을 때 그날의 와인이 떠오르는 기록이다.

Beyond Cellar is intended for readers of legal drinking age. Please enjoy responsib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