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on은 샹파뉴에서 1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가장 단순한 규칙으로 가장 독특한 정체성을 만든 샴페인 하우스다. 그것도 단 하나의 마을에서, 단 하나의 품종으로 오직 빈티지만 생산하는 샴페인.
해외 평론가나 컬렉터들이 종종 Salon을 “Champagne’s Holy Grail”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Holy Grail(성배) 은 기독교 전설에서 예수가 최후의 만찬 때 사용한 잔을 의미하는데, 모두가 찾지만 쉽게 얻을 수는 없고, 최고의 가치를 가진 궁국의 대상이라는 의미다.
그만큼 생산량은 적고(3-6만 병), 생산 안하는 빈티지가 더 많고, 장기 숙성은 필수에 가격도 비싸고 구하기는 어려운데 마셔본 사람들의 평가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이 샴페인은 한 명의 까다로운 미식가가 자신과 자신의 inner circle 과 마시고 싶은 샴페인을 만들고자한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샴페인을 만든 사람이 아니라, 파리의 성공한 사업가였다
외젠 에메 살롱(Eugene-Aimé Salon)은 1867년 샹파뉴 지방의 포캉시(Pocancy)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는 농부가 되고 싶지 않았다. 가족 농장을 물려받는 삶에도, 교사가 되는 진로에도 흥미가 없었다. 대신 젊은 시절 파리로 올라가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몸담은 회사는 모피 기업인 Chapal이었다. 처음에는 심부름꾼에 가까운 역할로 시작했지만 뛰어난 사업 감각을 인정받으며 회사의 성장 전략을 이끄는 핵심 인물이 되었고, 결국 파리 사교계와 경제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다.
살롱은 흔히 와인메이커로 기억되지만 사실 그는 양조가가 아니라 기업가였다. 그리고 어쩌면 그래서 더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었다.
살롱은 ‘팔기 위해’ 만든 와인이 아니었다
1900년대 초 파리와 뉴욕을 오가며 사업을 하던 외젠 에메 살롱은 최고의 레스토랑과 최고의 샴페인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늘 아쉬움이 있었다.
“내가 정말 마시고 싶은 샴페인은 없다.”
그가 원한 것은 더 섬세하고, 더 순수하며, 시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는 샴페인이었다. 그래서 그는 직접 만들기로 한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처음부터 사업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살롱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와인을 만들었다. 판매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친구들이 마시기 위해 만들었다. 이후 친구들이 계속 더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서 비로소 샴페인 하우스로 발전하게 된다.
오늘날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장인정신”을 이야기하지만, 살롱은 정말로 자기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와인에서 시작했다.
왜 르 메닐 쉬르 오제였을까
당시 상류층 사이에서 샴페인은 주로 Pinot Noir 중심 스타일이 선호되었는데, 그는 보다 섬세하고 순수하며 긴장감 있는 샴페인을 원했다. 특히 그는 Côte des Blancs의 샤도네이에 매료 되었는데, 그는 샹파뉴 곳곳을 조사했다: 크라망(Cramant), 아비즈(Avize), 오제(Oger), 그리고 르 메닐 쉬르 오제(Le Mesnil-sur-Oger).
그는 각각의 마을이 만드는 샤르도네를 비교했고, 가장 오래 숙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곳이 르 메닐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교회 위쪽에 위치한 몇몇 포도밭은 산도와 당도의 균형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Le Mesnil = 위대한 샤르도네”라는 공식은 사실 외젠 에메 살롱이 자신의 돈과 명성을 걸고 내린 결론이었다.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던 와인
지금은 Blanc de Blancs가 익숙하지만 1905년에는 전혀 아니었다. 당시 샴페인은 여러 마을의 포도와 여러 품종을 블렌딩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외젠 에메 살롱은 오직 샤르도네만 사용한 샴페인을 만들었다.
더 나아가 단 하나의 마을 포도만 사용했다.
그리고 훌륭한 해에만 생산했다.
오늘날에는 수많은 Blanc de Blancs가 존재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 이를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인물은 사실상 외젠 에메 살롱이 처음이었다.
그는 단순히 샴페인을 만든 사람이 아니라, Blanc de Blancs라는 스타일 자체를 세상에 알린 개척자였다.
맥심(Maxim’s)이 사랑한 샴페인
1920년대 파리에서 가장 화려한 레스토랑 중 하나였던 Maxim’s는 살롱을 하우스 샴페인으로 사용했다.
정치인, 사업가, 예술가, 미식가들이 모여들던 그 공간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샴페인에 열광했다.
그것은 당시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살롱은 그렇게 광고가 아니라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전설이 되기 시작했다.
Salon을 정의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
대부분의 그랑 메종이 여러 스타일과 여러 퀴베를 통해 하우스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과 달리, Salon은 1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단 하나의 샴페인만을 생산해 왔다.
그 규칙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 오직 Le Mesnil-sur-Oger 의 포도만 사용한다.
- 오직 샤도네이 100%만 사용한다.
- 오직 빈티지 샴페인만 생산한다.
- 그리고 오직 Salon이라는 이름의 한 가지 와인만 출시한다.
➊ 르 메닐 쉬르 오제 Le Mesnil-sur-Oger Grand Cru
샴페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라면 종종 “르 메닐(Le Mesnil)”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설명이 끝난다.
코트 데 블랑(Côte des Blancs) 남단에 위치한 Grand Cru 마을이자 샹파뉴 최고의 샤도네이(Chardonnay)를 생산하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특유의 백악질(Chalk) 토양은 강한 미네랄리티와 날카로운 산도를 만들어내며, 젊을 때는 차갑고 엄격하지만 긴 숙성을 거치면 놀라울 정도의 깊이와 복합성을 보여준다.
Salon은 이 마을에서도 선택된 구획의 포도만 사용하여 만든다.
➋ 샤도네이 Chardonnay 100%
Salon은 Blanc de Blancs의 대표 주자이다.
오직 샤도네이만으로 구조와 힘, 그리고 숙성 잠재력을 표현한다.
샴페인을 공부하다 보면 흥미로운 공통점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많은 그랑 메종들이 자신들의 가장 특별한 프레스티지 퀴베를 Blanc de Blancs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샤도네이가 단순히 섬세하고 우아한 품종이 아니라, 와인에서와 마찬가지로 최고의 빈티지에서 가장 뛰어난 숙성 잠재력과 순수한 테루아 표현력을 보여줄 수 있는 위대한 품종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Blanc de Blancs 프레스티지 퀴베로는 다음과 같은 와인들이 있다.
- Comtes de Champagne — 떼땅져의 상징적인 Blanc de Blancs
- Dom Ruinart — 세계 최초의 샴페인 하우스가 만드는 최고급 샤도네이
- Cristal Vinothèque Blanc de Blancs — 극소량 생산되는 크리스탈의 Blanc de Blancs 버전
- Amour de Deutz — 코트 데 블랑의 순수함을 강조한 샤도네이
하지만 이들 가운데서도 Salon은 조금 다른 위치에 있다.
다른 하우스들이 수많은 와인 중 가장 높은 단계에 Blanc de Blancs를 두는 반면, Salon은 아예 하우스 전체를 Blanc de Blancs 하나에 바쳤기 때문이다.
즉, Salon에게 샤도네이는 하나의 스타일이 아니라 존재 이유 그 자체다.
➌ First Pressing만 사용
샴페인 생산에서 포도를 압착하면 모든 주스가 동일한 품질을 갖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샹파뉴에서는 압착 과정에서 가장 먼저 흘러나오는 주스를 Cuvée(퀴베)라고 부른다. 이 첫 번째 프레스 주스는 산도와 당도의 균형이 뛰어나고, 페놀과 쓴맛 성분의 추출이 가장 적기 때문에 가장 순수한 형태의 포도주스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압착이 진행될 수록 더 많은 페놀 성분과 식물성 그린 뉘앙스가 추출되며, 와인의 질감과 구조는 무거워 질수 있다.
Salon은 포도 압착 과정에서 가장 순수한 첫 번째 주스(Cuvée)만 사용한다.
이는 단순히 섬세함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친 숙성을 견뎌낼 수 있는 정교한 산도, 투명한 과실 표현,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흐트러지지 않는 구조를 얻기 위한 선택이다.
여기서 잠깐 | Salon과 Delamotte
Salon은 오직 하나의 샴페인만 생산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면 나머지 포도와 주스는 어디로 갈까?”라는 궁금증을 갖는다.
1988년 Laurent-Perrier 그룹이 Salon과 Delamotte를 함께 인수한 이후,
두 하우스는 같은 경영 아래 운영되는 자매 하우스가 되었다.
오늘날 Delamotte Blanc de Blancs는 종종
Salon의 철학과 르 메닐의 샤도네이를 보다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는 와인으로 언급된다.
Salon이 위대한 빈티지를 기다리는 동안, Delamotte는 같은 마을의 샤도네이로 매년 샴페인을 만든다. 많은 애호가들은 Delamotte Blanc de Blancs를 Salon 세계로 들어가는 가장 아름다운 엔트리라고 여기게 되었다.
다만 Delamotte는 Salon의 세컨드 와인이 아니다. 1760년에 설립된 독립적인 샴페인 하우스로, Salon보다 훨씬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➍ 말로락틱 발효를 하지 않는다
Salon의 스타일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요소가 바로 비(非) 말로락틱 발효(Non-Malolactic Fermentation) 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샴페인 하우스들은 발효 이후 말산(Malic Acid) 을 젖산(Lactic Acid) 으로 전환하는 말로락틱 발효를 진행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산도는 부드러워지고, 질감은 더욱 크리미해지며, 버터나 브리오슈 같은 풍미가 강화된다.
그러나 Salon은 이 과정을 의도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그 결과 포도가 원래 가지고 있던 말산이 그대로 유지되며, 르 메닐 쉬르 오제의 백악질 토양이 만들어내는 날카로운 산도와 직선적인 미네랄리티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젊은 Salon을 처음 마신 사람들은 종종 “너무 엄격하다”,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실제로 출시 직후의 Salon은 풍성함보다는 긴장감이 먼저 느껴진다.
하지만 15년, 20년, 30년 이상의 숙성을 거치면서 이 강한 산도는 와인을 보호하는 골격 역할을 하게 되고, 그 위로 헤이즐넛, 구운 아몬드, 벌집, 말린 감귤류, 트러플과 같은 복합적인 숙성 향들이 층층이 쌓여 올라온다.
Salon이 수십 년 동안 숙성될 수 있는 이유 역시 상당 부분 이 결정에서 비롯된다.
➎ 빈티지만 생산 (좋은 빈티지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오늘날 대부분의 샴페인 하우스는 Non-Vintage(NV) 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여러 해의 와인을 블렌딩하여 매년 동일한 하우스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인 샹파뉴의 철학이다.하지만 Salon은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Salon에는 아예 Non-Vintage가 존재하지 않는다.
매년 생산되는 와인이 아니라, 위대한 해에만 생산되는 와인이다. 빈티지의 품질이 Salon의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생산 자체를 포기한다.
실제로 1921년 첫 상업 빈티지 이후 현재까지도 생산된 빈티지 수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어떤 해에는 수확이 있었고 포도 품질도 나쁘지 않았지만, Salon이 추구하는 수준의 순도와 집중도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병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Salon의 빈티지 리스트를 보면 샹파뉴의 역사 자체를 읽을 수 있다.
생산된 해는 단순한 수확 연도가 아니라 Salon이 “이 해는 기록할 가치가 있다”고 선언한 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Vintage Archive
지금까지 출시된 Salon 빈티지
Salon은 매년 생산되는 샴페인이 아니다.
1905부터 2015까지 총 45개로 Salon은 20세기에만 37개 빈티지를 생산했다고 밝히고 있다.
* 2008 빈티지는 일반 병이 아닌 매그넘 중심으로 출시된 이례적인 빈티지로 알려져 있다.
Back to First Principles | 2015
현재 가장 최근에 공개된 빈티지는 Salon 2015다.
살롱은 이 와인을 소개하며 “처음으로 돌아간다(Back to First Principles)”는 표현을 사용했다.
2015년은 샹파뉴 역사상 가장 햇빛이 많고 건조했던 해 중 하나로 기록된다. 온화한 겨울과 충분한 봄 강수량 덕분에 포도나무는 건강하게 생육을 시작했고, 5월 중순 이후 이어진 길고 화창한 여름은 포도를 완벽한 성숙도로 이끌었다.
자칫 과숙으로 흐를 수도 있는 조건이었지만, 수확 직전 찾아온 비와 서늘한 기온이 균형을 회복시켜 주면서 르 메닐 쉬르 오제의 샤르도네는 농축된 풍미와 생동감 있는 산도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었다.
살롱의 역사를 돌아보면, 출시된 빈티지보다 출시되지 않은 빈티지가 더 많은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해라 하더라도 르 메닐 쉬르 오제의 샤르도네가 살롱이 기대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와인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Market Snapshot
- Latest Release: Salon 2015
- Retail Price (USA): 약 USD $1,300
- Critics: Vinous 97pts / James Suckling 96pts
- Release Order: 2014보다 먼저 출시
Closing Reflection
The Luxury of Restraint
살롱을 처음 접하면 사람들은 보통 가격이나 희소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살롱의 진짜 매력은 오히려 그 반대에 있다. 더 많이 만들 수 있었음에도 만들지 않았고, 더 자주 출시할 수 있었음에도 기다렸으며, 더 많은 마을의 포도를 사용할 수 있었음에도 르 메닐 쉬르 오제(Le Mesnil-sur-Oger)만을 고집했다.
살롱의 철학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그리고 어쩌면 그래서 더욱 모방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위대한 와인이 복잡함 속에서 탄생한다면, 살롱은 극단적인 단순함을 통해 위대함에 도달한 몇 안 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샤르도네 100% 프레스티지 퀴베들이 공유하는 공통점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어진다.
🍇 A quiet pursuit of joy – through wine.
Reference & Links
Champagne Salon 공식 자료와 미국 파인 와인 시장 가격 정보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